1 문제의식에서 출발

나는 누구이며 어떤 목표를 가진 사람인가.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과연 무엇이고 10년 뒤 난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하는 고민은 비단 청소년기 혹은 미혼여성들만 하는 게 아니다. 어쩌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만을 위한 생각을 해볼 틈 없이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주부들에게 가장 필요한 고민일지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주부 역시 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하루를 계획하고 남은 인생을 계획하는 것부터 시작될 수 있다. 문제는 나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러나 도무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등 기본적인 문제조차 쉽게 결론내릴 수 없다면 자신을 돌아볼 기회부터 갖는 게 필수다. 이렇게 나를 돌아보고 문제점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만 후회하지 않고 실패하지 않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

2 나 중심으로 생각하기

이기주의자가 되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나를 돌아보고 미래의 목표를 설정할 때 집안에서의 내 역할, 이를테면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역할을 중심에 두지 말라는 의미. 아이가 1등이 되도록 옆에서 도와주겠다, 남편이 출세할 수 있도록 확실한 내조를 해주겠다는 결심은 나 자신이 아닌 내게 주어진 역할로 인해 해야 될 일일 뿐.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도대체 나라는 사람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그런 다음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실행해야 하며, 그럴 때만이 모든 에너지가 그곳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3 목표를 갖기

공부를 하든 새로운 일을 시작하든 목표의 중요성은 강조된다. 비행기를 예로 들어보자. 서울에서 파리까지 비행을 한다고 할 때 지도상에 나와 있는 궤도 그대로만 비행기가 움직이는 건 아니다. 구불구불 조금씩 돌아 날아가지만 그때마다 미리 입력해둔 자동항법장치가 궤도를 이탈하지 않게 도와주는 것. 주부들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갖고 싶었던 것인지 반대로 어떻게 하다보니 이런 모습을 하게 됐는지는 본인 이외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더 이상 방황하지 않도록 내 인생의 자동항법장치를 설치하는 것. 그건 바로 목표를 설정하는 일과 같다. 또한 목표를 설정할 때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한 목표가 아닌 나를 중심에 놓고 판단한 나만을 위한 목표를 찾는 게 좋다.
여러 가지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거나 장차 하고 싶은 일을 발견했다면 문제는 수월해진다. 일단 목표를 세웠다면 언제부터 언제까지 그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하거나 자격증을 따거나 적어도 그 분야에 관한 책을 몇 권 읽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그러나 아무리 고민해도 도무지 무얼 해야 할지 정답을 구할 수 없다면 보다 현실적이고 가시적인 목표부터 시작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즉, 다이어트를 통해 예전의 몸매를 되찾는다거나 돈을 얼마 모으겠다는 방법 등이 여기에 속한다.
목표를 세운 뒤에는 올바른 계획이 나올 수 있으며 그럴 때만이 보다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잊지 않는다.

4 계획을 세운다

하루를 계획하고 인생을 계획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중에서 가장 편리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고 중요한 방법은 생활계획표를 만들어 보는 것. 그렇다고 아이들이 방학기간 내내 만들고 고치는, 24시간을 쪼개 하루를 계획하는 생활계획표를 만들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루 전체를 계획하는 건 돌발사태를 예견하지 않아 깨어지기 마련. 옆집 친구가 찾아와 ‘놀자’는 말 한마디에 아이가 계획한 오후 스케줄이 몽땅 어그러지는 것과 같은 의미다. 따라서 돌발사태가 이뤄질 수 있고 다른 사람이 내 하루에 끼어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계획표를 만들어야 된다. 그리고 가장 바람직한 그 방법은 ‘투두리스트(to do list)’를 만드는 것이 될 수 있다. 투두리스트. 말 그대로 할 일의 목록을 만드는 일이다. 시간이 많이 필요치도 않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 10~15분만 투자하면 누구든지 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또한 계획한 리스트대로 일이 처리되지 않았다고 괜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오늘 할 일은 반드시 오늘 하도록 노력하되 부득이하게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일도 생길 수 있으니 말이다.


5 중요한 일부터 시작하는 하루

투두리스트를 세울 때의 핵심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 하루에 꼭 해야 할 일을 정하되 어떤 일을 먼저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된다. 오늘 내가 해야 될 일이라고 머리 속에 차지하는 게 10가지라고 한다면 보통 사람들은 가장 쉬운 일부터 먼저 하기 마련이다. 쉽게 빨리 끝나고 머리를 덜 써도 되는 일부터. 하지만 알찬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는 힘든 일부터, 양이 많은 것보다 중요한 것 위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좋다. 하루라는 용기에 자잘한 돌을 넣기보다 큰 돌부터 넣는 것과 같은 이치. 이를테면 하루에 두 시간은 공부를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다른 사소한 집안일은 다 미뤄두고 그것부터 시작한다. 시간이 없고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자연스레 하루의 일과 중 덜 소중한 것을 미루게 되어 있다.

6 얼마나 의미있는 일을 하느냐

알찬 하루를 계획할 때 잊지 말아야 될 것은 적은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다양한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시간동안 얼마나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가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많은 일을 하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올바르게 가는지가 중요한 것과 같다. 자기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간관리를 위해 자기 성찰이 필요한 건 모두 이 때문이다. 시간은 곧 인생. 시간관리는 인생을 어떻게 보내는가와 직결되는 것이다. 꿈이나 비전 등을 버리는 순간부터 질곡의 인생이 시작된다는 걸 결코 잊지 않는다. 반면 노력을 하는 그 순간부터 새로운 인생은 시작된다.

7 셀프 리더십이 필요


아무리 훌륭한 꿈을 세우고 투두리스트를 만들었다고 해도 자기 생활을 컨트롤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성과를 가져올 수 없다. 청소나 집안 살림 등 강제적으로 다른 사람에 의해 정해져 있는 마감을 지키는 건 비교적 쉽다. 하지만 나에 관련된 것은 내가 마감시간을 정하는 것. 운동하고 체조하고 밥먹고 공부하는 것 등 온전히 나만을 위한 일들을 내가 정한 마감시간 안에 하는 건 나를 내가 얼마나 잘 컨트롤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하루하루 청소하고 어떤 메뉴로 식사를 준비하는가보다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자기 자신의 계발이라는 걸 결코 잊지 않는다. 중요한 줄은 알지만 긴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계속 미루다보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을 때, 문제가 심각해진 다음에 우선순위로 오르기 마련. 하지만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다고 느껴질 때 긴급해지는 일이라면 너무 늦을 수 있다. 인간관계도 자기 계발도, 건강도 마찬가지다. 목표를 세우고 셀프 리더십을 발휘해 중요한 것부터 시작한다면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라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8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등산을 할 때 선두에 있는 경우라면 뒷사람을 기다리며 간간히 쉬어가지만 뒤처진 경우라면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끝없이 걸음을 재촉했던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는 건 이와 똑같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을 남보다 1시간 빨리 시작하는 건 1시간 많아진다는 것과 같다. 사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길게 느껴진다는 건 경험해본 이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하루를 여유 있게 시작하고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면 조금 일찍 일어나 투두리스트에 올라온 가장 중요한 일부터 시작한다. 반대로 일을 진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새벽시간에 가사 일을 해본 적이 있는지. 예를 들면 정신없이 돌아가는 오후시간에 할 경우 2~3시간 걸릴 일들, 이를테면 빨래를 하거나 이불을 빨거나 하는 일들은 아침 가족들이 깨어나기 전에 해보면 훨씬 능률이 오른다는 걸 알 수 있다. 문제는 습관이다. 다른 사람에게 없는 새벽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고 그 시간에 생산성 높은 일을 한다면 하루는, 일년은, 일생은 알차고 탄탄해진다.

9 집안일도 순서를 정해둔다

하루 종일 집안일에 매달리는 사람이 있다. 쓸고 닦고, 뒤돌아 다시 쓸고 닦고… 철마다 인테리어를 바꾸고, 가구 배치 바꾸고…. 가치관의 차이지만 집안일에 너무 매달릴 경우 나를 위한 시간을 내는 건 불가능하다. 집안이 조금 지저분해지더라도 인생에서 더 소중한 일을 찾는 게 보다 중요하다는 걸 잊지 않는 게 좋다. 일단 완벽하게 집안일을 해야 된다는 생각은 접어두고 자투리 시간에만 집안일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빨래는 월요일 목요일, 청소는 화요일 금요일, 다림질은 토요일, 친구를 만나는 건 수요일 등 집안일이나 기타 계획에 맞게 요일을 정해둔다. 또한 정해진 날이 아니라면 결코 일을 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남은 시간은 나를 위해 투자한다.


10 잡무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

주부에게도 잡무는 있다. ‘살림’이라는 큰 테두리 속에 들어가는 일들이라도 잘 분리하면 잡무는 자연스럽게 떨어뜨릴 수 있다. 공과금 납부하러, 적금 넣으러 은행가기, 동사무소에 가서 주민등록등본 떼기, 제자리에 없는 물건 찾으러 집안 곳곳 돌아다니기, 슈퍼마켓에서 무얼 살까 고민하기 등. 약간의 지혜만 발휘한다면 잡무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11 필요없는 물건은 사지도 보관하지도 않는다

집안에 물건이 많으면 정리하는 시간도, 청소하는 시간도 늘어나기 마련. 풍수지리학에서도 집안에 잡동사니가 쌓여있는 것보다 심플한 배치가 운을 놓여준다고 한다. 가능한 한 프라이팬 하나라도 세트로 구입하지 않는 습관을 들인다. 이렇게 되면 물건 하나마다 각각의 사연과 이유가 붙게 되고 쓸 때마다 나름의 재미가 생겨난다. 또한 생활에 필요 없는 물건이나 입지 않는 옷은 다른 용도로 쓰이지 않을 경우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거나 재활용센터에 넘기거나 이도저도 아니라면 차라리 버리는 게 좋다. 언젠가 쓸 일이 생길지 몰라서, 버리기 아까워서는 등의 이유는 지금 생활에 필요 없다는 걸 반증할 뿐. 언제가 될지 모르는 몇 년 뒤를 지금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


12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만든다

투두리스트를 작성하고 일의 우선순위까지 정했지만 다른 사람이 끼어들 때마다 자주 스케줄이 흔들리는 사람이 있다. 옆집에서 커피 한잔 하자며 초대하거나, 백화점 세일기간이니 함께 쇼핑하자고 부를 때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
사실 주변을 돌아보면 유독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집 앞 슈퍼마켓부터 심지어 사우나까지 누군가와 같이 가야 되는 사람들. 주위 사람들에게 사람 좋고 인간성 좋다는 말을 들을지는 몰라도 그들이 개인의 시간관리를 잘하는지, 알찬 하루를 보내는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늘 다른 사람과 함께 움직여야 되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는 사람. 스케줄이 아닌 눈에 띄는 대로, 닥치는 대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의존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는 이들이다. 하고 싶지 않을 때, 다른 중요한 일이 있음에도 노(No)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이들 역시 이런 부류에 속한다. 사실 이런 사람들은 노라고 말하기 위한 자기 계획이 없는 데서 오는 경우가 많다.
내 스케줄은 내가 결정하는 것. 나에게 전화를 걸어주는 사람이 내 오후 스케줄을 결정하는 게 아니고 내 인생에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쓸데없는 시간을 줄이려는 사람. 자신의 룰을 스스로 지키는 사람들이야말로 자신의 시간을, 일생을 잘 영위하는 이들로 성공할 수 있다.

13 역할의 균형이 필요

주부에게는 많은 역할이 주어진다.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종교생활을 한다면 교인으로, 친구로, 이웃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의 역할…. 사실 주어진 이 모든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는 없다. 일주일을 단위로 내게 주어진 역할을 정리하고 이번 주에 꼭 해야 될 일을 정리해 역할표를 만들어본다. 많은 역할을 쓰기보다 한두 가지 각 역할마다 중점적으로 해야 될 일을 적으면 된다. 물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기 자신에 대한 역할을, 나를 갈고 닦고 성장시키는 목표를 최우선에 둔다. 다른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도 나 자신의 역할이 중요한 것. 또한 이들 간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주의한다.

14 나의 발전은 가족 모두를 위한 것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집안에서 인정을 받는 일. 그것은 단지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아이, 특히 학령기 아이들에게, 남편에게 잔소리하기보다 스스로 계획하고 뜻대로 이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가족들은 조금씩 변화 발전하는 모습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엔 낯설어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지만 결국엔 달라진 엄마의, 아내에 모습에 자극받아 예전과 달리 자진해서 나름의 목표를 세우고 미래를 준비할지도 모른다. 가족 구성원의 긍정적인 변화는 소리 없는 파급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 나부터 시작해 가족 모두에게 좋은 변화임을 잊지 않는다.

15 오늘부터 시작한다

아무리 스케줄을 잘 잡고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일. 특히 그 시작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일이든 일단 시작하고 나면 그것을 이끌려는 힘이 생겨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역할을 소중히 생각하는 것처럼, 자신의 일정과 목표를 소중하게 여기고 시작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상상했던 모습으로 성장해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앞으로 2년간 야후코리아의 약진을 두고 보시라-  (1) 2005.08.09
리퍼러를 보다  (0) 2005.08.09
터진 봇물과 같이...  (0) 2005.08.02
왜...  (1) 2005.08.02
잡설  (0) 2005.07.20

+ Recent posts